숨을 오래 참는 사람이 프리다이빙도 잘할까
프리다이빙을 처음 배우는 사람은 자신의 실력을 숨참기 시간으로 판단하는 경우가 많다. 1분보다 2분을 참는 사람이 유리하고, 2분보다 3분을 참는 사람이 더 깊이 내려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무호흡 능력이 프리다이빙의 중요한 요소인 것은 맞지만, 실제 실력은 그렇게 단순하게 결정되지 않는다.
연구에서도 무호흡 수행능력은 한 가지 조건이 아니라, 산소를 얼마나 저장할 수 있는지, 저장된 산소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보존하고 사용하는지, 증가하는 이산화탄소와 호흡충동을 얼마나 견딜 수 있는지 등이 함께 결정하는 것으로 설명된다. 여기에 수심을 내려가는 프리다이빙에서는 이퀄라이징, 자세, 추진 효율, 부력 변화, 심리적 안정과 경험까지 더해진다.
실제로 최대 숨참기 시간이 곧 최대수심을 결정하는 것은 아니다. 폐의 크기와 유연성, 심혈관계의 반응, 움직임의 경제성, 이퀄라이징 기술과 심리적 요인 등 여러 조건이 함께 수심 수행에 영향을 준다. 결국 프리다이빙 실력은 하나의 뛰어난 능력이 아니라, 여러 능력이 얼마나 균형 있게 갖춰져 있는가에 의해 결정된다.
호흡은 출발점이지만 전부는 아니다
프리다이빙에서 호흡은 입수하기 전부터 중요하다. 긴장한 상태에서는 호흡이 빨라지고, 불필요한 근육의 긴장도 증가한다. 반대로 편안한 상태에서 호흡을 정리하면, 입수 전부터 몸의 움직임과 심리상태를 안정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마지막 호흡을 통해 몸에 가지고 들어갈 수 있는 산소의 양도 수행에 영향을 준다. 산소는 폐에만 저장되는 것이 아니라, 혈액의 헤모글로빈과 근육의 미오글로빈에도 존재한다. 숙련된 프리다이버에게서 비교적 큰 폐용적이나 혈액·근육 수준의 적응이 관찰되기도 하지만, 개인차가 크고, 선천적 특성과 훈련 효과를 완전히 분리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다.
그래서 폐활량이 크다고 반드시 프리다이빙을 잘하는 것도 아니며, 반대로 폐활량이 평범하다고 실력이 늘지 않는 것도 아니다. 가지고 있는 산소의 양도 중요하지만, 그 산소를 얼마나 적게 사용하면서 필요한 동작을 수행하는가 역시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퀄라이징은 수심을 결정하는 독립적인 기술이다
숨은 충분히 남아 있는데, 귀 때문에 더 이상 내려가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이때 문제는 무호흡 능력이 아니라 이퀄라이징이다. 수심이 깊어질수록 주변 압력은 증가하고, 중이의 압력을 계속 주변 환경과 맞춰주어야 한다.
초보 단계에서는 이퀄라이징 자체가 되지 않아 수심이 제한되기도 하고, 어느 정도 내려가는 사람은 특정 수심부터 압력평형이 어려워지기도 한다. 육상에서는 잘되는데 물속에서 되지 않거나, 한쪽 귀만 늦게 열리는 경우도 있으며, 머리 위치와 긴장, 하강속도, 타이밍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도 있다.
따라서 숨참기 기록을 늘리는 것만으로 수심이 함께 증가하지는 않는다. 깊은 수심으로 갈수록 사용할 수 있는 폐 속 기체의 부피가 줄어들기 때문에, 압력평형을 만드는 방법 자체도 달라져야 한다. 깊은 프리다이빙에서 이퀄라이징은 부수적인 기술이 아니라, 실제 수심을 제한할 수 있는 핵심 능력이다.
자세와 움직임은 산소소비를 바꾼다
같은 체력과 비슷한 숨참기 능력을 가진 두 사람이 같은 수심을 다녀오더라도, 수면에 돌아왔을 때의 상태는 다를 수 있다. 한 사람은 편안한데 다른 사람은 몹시 숨이 찰 수 있는데, 그 차이를 만드는 중요한 요소가 움직임의 효율이다.
몸이 진행 방향과 일직선에 가깝게 정렬되면 물의 저항이 줄어들지만, 머리를 들거나 허리가 꺾이고, 팔과 다리가 불필요하게 움직이면 저항은 증가한다. 저항이 커진 만큼 더 강하게 킥해야 하고, 근육 사용이 증가하면서 산소소비도 늘어난다.
핀킥 역시 강하게 차는 것보다 효율적으로 차는 것이 중요하다. 자신의 핀에 맞는 킥폭과 리듬을 만들고, 불필요한 무릎 움직임이나 상체의 흔들림을 줄이면, 같은 거리를 더 적은 에너지로 이동할 수 있다. 프리다이빙에서 기술훈련과 체력훈련을 분리해서 생각하기 어려운 이유도 여기에 있는데, 좋은 기술 자체가 산소를 아끼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부력을 이해하면 움직임이 달라진다
프리다이버의 부력은 하강하는 동안 계속 같지 않다. 수심이 증가하면 압력 때문에 폐 속 기체의 부피가 감소하고, 그에 따라 양성부력도 줄어든다. 어느 정도 수심을 지나면 킥을 하지 않아도 몸이 자연스럽게 가라앉는 구간이 나타날 수 있는데, 이를 이용하는 것이 프리폴이다.
이 변화를 이해하지 못하면, 내려갈 때 필요 이상으로 계속 킥하거나, 상승하면서 부력이 증가하는데도 같은 강도로 움직이게 된다. 반대로 자신의 중성부력 지점과 수심에 따른 부력 변화를 이해하면, 필요한 곳에서만 힘을 사용하고, 나머지 구간에서는 물리적인 변화를 이용할 수 있다.
웨이트 설정도 같은 문제와 연결된다. 무거우면 쉽게 내려갈 수 있지만, 상승에서는 그만큼 더 많은 일을 해야 하며, 너무 가벼우면 하강 초반에 불필요한 에너지를 사용하게 된다. 좋은 프리다이빙은 자신의 힘만으로 물을 이기는 것이 아니라, 압력과 부력의 변화를 이해하고 이용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체력은 필요하지만, 힘이 곧 실력은 아니다
프리다이빙에도 체력은 필요하다. 수직하강에서는 핀킥으로 자신의 몸과 장비를 움직여야 하고, 동적 무호흡에서는 상당한 거리를 수영해야 한다. 반복 훈련에서는 회복능력도 중요하므로, 기본적인 심폐체력과 근지구력이 부족하면 수행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
그렇다고 일반적인 운동능력이 그대로 프리다이빙 실력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강한 근육을 가지고 있어도 물속에서 필요 이상으로 힘을 사용하면 산소소비가 커질 수 있고, 달리기나 사이클에서 뛰어난 심폐능력을 가진 사람도 무호흡 상태의 움직임에는 별도로 적응해야 한다.
최근 연구에서는 동적 무호흡 수행과 특정한 무산소성 능력, 수영 효율 사이의 관련성이 보고되고 있으며, 유산소·무산소 운동과 무호흡 특화훈련을 결합했을 때 일부 수행지표가 향상된 연구도 있다. 그러나 어떤 훈련방법이 모든 프리다이버에게 가장 효과적인지 단정할 만큼, 연구가 충분한 단계는 아니다.
결국 필요한 것은 큰 힘 자체보다, 필요한 힘을 필요한 순간에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능력이다.
긴장과 심리는 실제 수행능력의 일부다
육상에서 숨을 참을 때는 편안했던 사람이, 깊은 물 위에서는 훨씬 빨리 숨이 차다고 느낄 수 있다. 물에 대한 두려움, 수심에 대한 부담, 귀가 아플 것이라는 걱정, 기록에 대한 욕심처럼 심리적인 요소가 몸의 긴장과 움직임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긴장하면 어깨와 목, 다리에 불필요한 힘이 들어가고, 움직임도 커지기 쉽다. 입수 전 호흡이 흐트러질 수 있으며, 평소에는 자연스럽게 하던 이퀄라이징도 어려워질 수 있다. 심리적인 문제와 기술적인 문제가 서로 분리되어 있지 않은 것이다.
숙련된 프리다이버가 편안해 보이는 이유도 단순히 겁이 없어서가 아니다. 반복적인 경험을 통해 수중환경과 자신의 신체반응에 익숙해지고, 어떤 느낌이 정상적인 변화인지, 어떤 상황에서 다이빙을 중단해야 하는지를 점차 구별할 수 있게 된다. 무호흡 수행에서 증가하는 호흡충동과 불수의적인 횡격막 움직임을 받아들이는 심리적 내성 역시, 수행능력을 구성하는 요소로 연구되고 있다.
경험은 여러 능력을 하나로 묶는다
초보자는 하강하면서 많은 것을 따로 생각한다. 킥을 해야 하고, 로프를 봐야 하며, 이퀄라이징 시점을 확인하고, 몸의 자세도 신경 써야 한다. 하나씩 보면 어려운 동작이 아니지만, 동시에 처리하려고 하면 긴장하고 움직임이 복잡해진다.
반복해서 연습하면 각각의 기술이 점차 자동화된다. 이퀄라이징을 할 때마다 동작을 머릿속으로 생각하지 않아도 되고, 부력이 변하는 지점이나 자신의 하강속도도 몸으로 익히게 된다. 이렇게 확보된 여유는 주변 상황과 자신의 상태를 판단하는 데 사용할 수 있다.
그래서 경험은 단순히 ‘오래 했다’는 뜻이 아니다. 호흡, 이퀄라이징, 자세, 움직임, 심리와 안전판단을 하나의 과정으로 연결하는 능력에 가깝다. 프리다이빙에서 반복훈련이 중요한 이유는 기록을 계속 시도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여러 기술을 안정적으로 재현할 수 있게 만들기 위해서다.
결국 실력은 가장 약한 부분에서 막힌다
프리다이빙 실력에는 호흡, 이퀄라이징, 이완, 자세, 체력, 수중 적응, 심리와 경험이 모두 관여한다. 사람마다 강점과 약점이 다르기 때문에, 같은 기록을 가진 두 사람에게 필요한 훈련도 같지 않을 수 있다.
숨은 충분하지만 이퀄라이징에서 막히는 사람이 있고, 이퀄라이징은 잘되지만 자세가 좋지 않아 많은 산소를 사용하는 사람도 있다. 기술과 체력이 충분한데 수심에 대한 긴장 때문에 수행이 무너질 수도 있으며, 최고기록은 높지만 같은 수행을 안정적으로 반복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실력을 높이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다른 사람의 훈련방법을 그대로 따라 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 자신의 수행을 제한하고 있는 요소가 무엇인지 찾는 것이다. 잘하는 부분을 더 강화하는 것보다, 전체 수행을 막고 있는 가장 약한 부분을 해결했을 때 실력이 크게 변하는 경우가 많다.
프리다이빙에서 좋은 실력은 단순히 가장 깊이 내려가거나, 가장 오래 숨을 참는 능력만을 뜻하지 않는다. 자신의 능력 안에서 같은 수행을 안정적으로 반복하고, 변화하는 수중환경과 신체상태를 판단하면서, 불필요한 에너지를 줄여 움직일 수 있는 능력까지 포함한다. 결국 프리다이빙 실력은 기록 하나가 아니라, 몸과 기술을 얼마나 효율적이고 안정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가의 결과다.
<small>참고 연구
Elia A, Wilson OJ, Lees M, Parker PJ, Barlow MJ, Cocks M, O'Hara JP. Physiology, pathophysiology and (mal)adaptations to chronic apnoeic training: a state-of-the-art review. European Journal of Applied Physiology. 2021;121:1543–1566.
Patrician A, Dujić Ž, Spajić B, Drviš I, Ainslie PN. Breath-Hold Diving – The Physiology of Diving Deep and Returning. Frontiers in Physiology. 2021;12:639377.
Fitz-Clarke JR. Breath-Hold Diving. Comprehensive Physiology. 2018;8(2):585–630.
Advances in breath-hold diving research: a state-of-the-art review. European Journal of Applied Physiology. 2025.</smal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