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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다이빙

근육은 산소가 부족한 상태에서 어떻게 움직이는가

숨을 멈춰도 근육은 일을 멈추지 않는다

프리다이빙에서는 호흡이 멈춰도 근육은 계속 움직여야 한다. 다이내믹에서는 핀을 차며 앞으로 나아가야 하고, 수직하강에서는 하강과 상승에 필요한 추진력을 만들어야 한다. 특히 상승 후반부에는 이미 상당한 산소를 사용한 상태에서도 계속 근육을 움직여야 한다.

평소 운동에서는 호흡과 혈액순환을 통해 근육에 산소를 계속 공급할 수 있지만, 무호흡에서는 외부에서 새로운 산소가 들어오지 않는다. 처음 가지고 들어간 산소를 뇌와 심장, 근육이 나누어 사용해야 하므로, 시간이 지날수록 근육이 사용할 수 있는 조건도 달라진다.

따라서 프리다이빙의 근육은 단순히 강한 힘을 만드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제한된 산소 안에서 필요한 움직임을 얼마나 경제적으로 만들어낼 수 있는가가 중요하다.

근육은 어떻게 에너지를 만드는가

근육이 수축하려면 ATP라는 에너지가 필요하다. 하지만 근육 안에 저장된 ATP의 양은 많지 않기 때문에, 운동을 계속하려면 ATP를 지속적으로 다시 만들어야 한다.

산소가 충분할 때는 주로 미토콘드리아에서 산소를 이용해 많은 양의 ATP를 만들어낼 수 있다. 이러한 유산소성 에너지 생산은 효율이 높고, 장시간 운동을 지속하는 데 적합하다.

운동강도가 높아지거나 산소 공급이 충분하지 않으면, 산소에 의존하지 않는 에너지 생산의 비중이 커진다. 근육에 저장된 인산크레아틴을 이용하거나, 포도당과 글리코겐을 빠르게 분해하는 해당과정을 통해 ATP를 공급하는 것이다.

프리다이빙에서는 처음부터 외부 산소 공급이 차단되어 있으므로, 무호흡이 진행될수록 유산소성 에너지 생산과 무산소성 에너지 생산의 균형도 달라질 수 있다.

근육으로 가는 혈액도 줄어들 수 있다

무호흡 중에는 말초혈관이 수축하면서 팔과 다리로 향하는 혈류가 감소할 수 있다. 이것은 다이빙 반응의 중요한 부분으로, 제한된 산소를 뇌와 심장 같은 주요 기관에 우선적으로 공급하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프리다이버에게는 한 가지 문제가 생긴다. 팔과 다리의 혈류를 줄여 산소를 아끼면서도, 동시에 그 근육을 사용해 움직여야 하기 때문이다.

가만히 있는 스테틱에서는 말초 근육의 활동량이 적기 때문에 혈류를 줄이는 것이 산소 보존에 유리하지만, 다이내믹이나 수직하강에서는 근육의 산소요구량이 증가한다. 몸은 산소를 아끼려고 하고, 근육은 운동을 위해 산소를 요구하는 두 가지 조건이 동시에 발생하는 것이다.

이것이 운동을 동반한 프리다이빙이 스테틱보다 복잡한 생리적 조건을 가지는 이유 가운데 하나다.

근육 안에도 산소가 저장되어 있다

산소는 폐와 혈액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근육에는 미오글로빈(myoglobin)이라는 단백질이 있으며, 미오글로빈은 산소와 결합해 근육 안에 일정량의 산소를 저장할 수 있다.

해양 포유류가 오랫동안 잠수할 수 있는 이유 가운데 하나도 높은 근육 미오글로빈 농도다. 인간은 해양 포유류와 비교할 수준은 아니지만, 근육에 저장된 산소 역시 전체 산소 저장량의 일부를 구성한다.

훈련된 프리다이버의 골격근에서 일반인과 다른 대사적 특성이 관찰된 연구도 있으며, 반복적인 무호흡 훈련이 근육 수준의 적응을 만들어낼 가능성이 제시되고 있다. 그러나 어떤 변화가 훈련에 의해 만들어지고, 어떤 특성이 원래 개인이 가지고 있던 차이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충분히 밝혀지지 않은 부분이 있다.

중요한 것은 프리다이빙에서 사용할 수 있는 산소를 폐활량 하나로 계산할 수 없다는 점이다. 폐와 혈액, 근육에 나뉘어 있는 산소 저장고가 함께 사용된다.

산소가 부족해지면 무산소 대사의 비중이 커진다

근육이 요구하는 산소보다 공급되는 산소가 부족해지면, 에너지 생산에서 무산소성 대사의 비중이 증가한다. 이 과정에서 해당과정이 활발해지고, 젖산 생성도 증가할 수 있다.

과거에는 젖산을 단순히 근육 피로를 일으키는 노폐물로 설명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현재는 그렇게 이해하지 않는다. 젖산은 운동 중 계속 만들어지고 다시 사용되는 중요한 대사물질이며, 다른 조직의 에너지원으로 이용되거나 다시 대사될 수도 있다.

따라서 운동 후 혈중 젖산이 증가했다는 사실은 ‘근육에 나쁜 물질이 쌓였다’는 뜻이 아니라, 운동 중 해당과정을 통한 에너지 공급이 활발하게 이루어졌다는 하나의 지표로 보는 편이 정확하다.

무호흡 연구에서도 혈중 젖산의 증가가 관찰되며, 특히 움직임이 동반되는 다이내믹과 수심 다이빙에서는 무산소성 대사의 역할이 커질 수 있다. 최근 여러 연구를 종합한 분석에서도 자발적 무호흡 이후 혈중 젖산이 증가하는 경향이 확인됐으며, 그 정도는 무호흡 방식과 훈련상태 등에 따라 차이를 보였다.

근육이 강하다고 산소를 적게 쓰는 것은 아니다

근력이 강하면 핀을 강하게 찰 수 있고, 빠른 속도로 움직일 수 있다. 하지만 프리다이빙에서는 최대의 힘을 낼 수 있다는 것과 효율적으로 움직인다는 것이 같은 의미가 아니다.

강한 킥을 하면 추진력은 증가하지만, 동시에 많은 근섬유가 동원되고 에너지 소비도 증가한다. 속도를 높이면 물의 저항도 커지므로, 더 빠르게 움직이기 위해 필요한 에너지는 단순히 속도에 비례해서 증가하지 않는다.

반대로 지나치게 천천히 움직이는 것도 항상 효율적인 것은 아니다. 같은 거리를 이동하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뇌와 심장 등 기본적인 생명유지에 사용되는 산소소비가 계속되기 때문이다.

결국 프리다이빙에는 자신의 기술과 신체조건에 맞는 효율적인 움직임의 범위가 있다. 가장 강한 킥도, 가장 느린 킥도 아닌, 같은 거리를 가장 적은 에너지로 이동할 수 있는 움직임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핀킥은 추진력과 산소소비의 교환이다

핀은 발의 움직임을 큰 추진력으로 바꾸는 장비다. 좋은 핀을 사용하면 같은 힘으로 더 큰 추진력을 얻을 수 있지만, 장비만으로 효율이 결정되지는 않는다.

무릎을 지나치게 많이 굽히거나, 킥폭이 필요 이상으로 크고, 상체까지 함께 흔들리면 일부 힘이 앞으로 나아가는 추진력으로 사용되지 못한다. 몸의 정렬이 무너지면 물의 저항도 증가하므로, 같은 거리를 이동하기 위해 더 많은 근육 활동이 필요해진다.

반대로 몸을 진행 방향에 맞게 정렬하고, 핀의 탄성을 이용하면서 일정한 리듬으로 움직이면 불필요한 에너지 소비를 줄일 수 있다. 이 때문에 프리다이빙에서 핀킥 교정은 단순한 자세교정이 아니다.

핀킥 기술을 개선한다는 것은 근육이 소비하는 에너지 가운데 실제 추진력으로 전환되는 비율을 높이는 일이다. 같은 체력과 같은 산소량을 가지고도 이동거리가 달라질 수 있는 이유다.

하강과 상승에서 근육이 하는 일은 다르다

수직하강에서는 수심에 따라 부력이 변하기 때문에, 근육에 필요한 힘도 계속 달라진다. 수면 근처에서는 폐에 많은 공기가 들어 있어 양성부력이 크므로, 아래로 내려가기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여야 한다.

수심이 증가하면 폐의 부피가 감소하고 양성부력도 줄어든다. 중성부력 지점을 지나 음성부력 상태가 되면, 더 이상 계속 킥하지 않아도 몸이 자연스럽게 가라앉을 수 있다. 이때 불필요한 킥을 멈추고 프리폴을 이용하면 근육의 산소소비를 줄일 수 있다.

상승에서는 상황이 반대가 된다. 깊은 곳에서는 음성부력을 이겨내기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여야 하지만, 수면에 가까워질수록 폐가 다시 팽창하고 양성부력이 증가하면서 필요한 추진력이 감소한다.

숙련된 프리다이버가 하강과 상승에서 같은 강도로 계속 핀을 차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수심에 따른 부력 변화를 이용하면 근육이 해야 할 일을 줄일 수 있고, 근육이 덜 일하면 산소도 덜 사용한다.

피로는 젖산 하나로 설명되지 않는다

운동을 계속하면 다리가 무거워지고, 킥의 힘이 떨어지거나 움직임을 유지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이런 현상을 흔히 ‘젖산이 쌓여서 그렇다’고 설명하지만, 실제 근육 피로는 훨씬 복잡하다.

에너지 기질의 변화, 근육세포 내부의 이온 균형, 신경에서 근육으로 전달되는 신호, 근육 수축을 만드는 여러 대사과정이 함께 영향을 준다. 프리다이빙에서는 여기에 저산소와 높은 이산화탄소, 혈류 제한까지 더해진다.

따라서 다리가 무겁다는 느낌 하나만으로 몸속에서 어떤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지를 정확하게 판단하기는 어렵다. 특히 무호흡 상태에서는 근육의 피로와 뇌의 저산소가 동시에 진행될 수 있으므로, 단순히 ‘다리가 버티면 더 갈 수 있다’는 방식으로 수행 한계를 판단해서는 안 된다.

근육은 프리다이빙 수행을 제한하는 요소 가운데 하나지만, 최종적인 한계가 언제나 근육에서 먼저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훈련은 근육을 크게 만드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프리다이빙을 위한 근육훈련이라고 하면 다리 근력을 키우는 것을 먼저 떠올리기 쉽다. 기본적인 근력과 근지구력은 분명 도움이 되지만, 프리다이빙에서 필요한 근육의 능력은 최대근력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같은 동작을 적은 에너지로 반복할 수 있는 능력, 저산소 상태에서도 움직임을 유지하는 능력, 불필요한 근육의 긴장을 줄이는 능력이 함께 필요하다. 핀킥 기술과 스트림라인을 개선하면 근력을 키우지 않고도 같은 거리를 이동하는 데 필요한 에너지를 줄일 수 있다.

장기간의 무호흡 훈련이 골격근의 대사와 산소 이용 특성에 영향을 줄 가능성도 연구되고 있으며, 훈련된 프리다이버에게서 근육 수준의 적응이 보고되고 있다. 그러나 장기간의 극단적인 저산소 훈련이 가져오는 모든 변화가 유익한지에 대해서는 아직 충분한 장기 연구가 필요하다.

결국 프리다이빙에서 근육훈련의 목적은 가장 강한 근육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제한된 산소로 필요한 일을 가장 효율적으로 수행하는 근육과 움직임을 만드는 것이다.

좋은 기술은 곧 에너지 절약이다

프리다이빙에서는 체력과 기술을 완전히 분리해서 생각하기 어렵다. 자세가 무너지면 저항이 증가하고, 저항이 증가하면 더 강한 킥이 필요하며, 강한 킥은 더 많은 에너지를 요구한다. 에너지 소비가 커지면 산소도 빠르게 사용되고, 무산소성 대사의 부담도 증가한다.

반대로 스트림라인을 정리하고, 불필요한 움직임을 없애며, 부력과 핀의 탄성을 이용하면 근육이 해야 할 일이 줄어든다. 근육이 적게 일하면 같은 산소량으로 더 오래 움직일 수 있다.

그래서 프리다이빙에서 ‘힘을 빼라’는 말은 단순히 편안하게 있으라는 뜻이 아니다. 사용하지 않아도 되는 근육은 쉬게 하고, 필요한 근육만 필요한 만큼 사용하라는 에너지 전략에 가깝다.

결국 좋은 프리다이버는 산소가 특별히 많은 사람이 아니라, 자신이 가진 산소를 어디에 얼마나 사용할 것인지 잘 조절하는 사람이다. 근육의 힘도 그 안에서 사용되는 하나의 자원이며, 프리다이빙의 기술은 그 자원을 낭비하지 않는 방법을 배우는 과정이다.

<small>참고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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