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을 참는 운동이 심폐기능을 좋아지게 할까
프리다이빙을 시작하면 자신의 심장과 호흡을 이전보다 훨씬 자주 의식하게 된다. 숨을 크게 들이마시고, 일정 시간 호흡을 멈추며, 물속에서 움직이는 과정을 반복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이 운동을 하면 심폐기능도 좋아지는 것 아닐까?’라는 질문이 생긴다.
실제로 프리다이빙 훈련은 심장과 혈관, 호흡근, 자율신경계에 반복적인 자극을 준다. 무호흡 중에는 심박수가 감소하고 말초혈관이 수축하며, 혈액의 산소는 감소하고 이산화탄소는 증가한다. 수영이나 수직하강이 더해지면 근육의 산소소비도 함께 증가한다.
하지만 여기서 먼저 구분해야 할 것이 있다. 무호흡에 잘 적응하는 것과 일반적인 의미의 심폐체력이 좋아지는 것은 같은 개념이 아니다.
달리기나 사이클처럼 지속적으로 산소를 공급받으며 수행하는 유산소운동과, 외부 산소 공급을 차단한 상태에서 수행하는 프리다이빙은 심폐계에 가하는 자극 자체가 다르다.
심장은 반복적인 무호흡에 적응할 수 있다
무호흡을 시작하면 심박수가 감소하는 다이빙 반응이 나타난다. 동시에 말초혈관이 수축하면서 혈류는 뇌와 심장 같은 주요 기관을 우선하는 방향으로 조절된다.
반복적인 무호흡 훈련을 하면 이러한 반응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다. 짧은 기간 동안 매일 무호흡 훈련을 실시한 연구에서는 훈련 전보다 다이빙 서맥이 빠르고 강하게 나타나는 변화가 관찰됐다.
숙련된 프리다이버에게서 일반인보다 강한 다이빙 반응이 나타나는 연구도 있다. 오랜 기간 반복적으로 무호흡과 저산소 환경에 노출되면서 자율신경계와 심혈관계가 이러한 조건에 익숙해졌을 가능성이 있다.
다만 이것을 곧바로 ‘심장이 건강해졌다’고 표현하는 것은 정확하지 않다. 심박수를 낮추고 혈류를 재분배하는 능력은 무호흡이라는 특수한 환경에 대한 적응이며, 일반적인 심혈관 건강의 모든 요소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안정시 심박수와 혈압에도 변화가 생길까
운동을 꾸준히 하면 안정시 심박수가 낮아지는 경우가 많다. 특히 지구력 운동에서는 심장이 한 번의 수축으로 더 많은 혈액을 내보낼 수 있게 되면서, 같은 혈액량을 공급하기 위해 필요한 심박수가 감소할 수 있다.
프리다이빙에서도 숙련자에게 낮은 안정시 심박수나 높은 부교감신경 활성이 관찰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이것이 전적으로 무호흡 훈련의 결과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프리다이버들이 수영, 달리기, 근력운동 등 다른 운동을 함께 하는 경우가 많고, 원래 강한 다이빙 반응을 가진 사람이 프리다이빙에서 높은 수준까지 성장했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혈압 역시 마찬가지다. 무호흡 중에는 말초혈관이 수축하면서 혈압이 상당히 상승할 수 있지만, 이것은 안정시 혈압이 낮아진다는 의미가 아니다.
일부 간헐적 저산소 훈련 연구에서는 혈압과 혈관기능에 긍정적인 변화가 보고됐지만, 프리다이빙 훈련만으로 고혈압을 예방하거나 치료할 수 있다고 말할 정도의 근거는 아직 충분하지 않다.
폐활량이 커지면 폐가 건강해진 것일까
숙련된 프리다이버를 검사하면 큰 폐용량을 가진 사람이 적지 않다. 실제 연구에서도 엘리트 무호흡 다이버의 폐용적이 일반인보다 크게 나타나는 경우가 보고되어 왔다.
하지만 여기에서도 원인과 결과를 구분해야 한다. 프리다이빙 훈련으로 폐용적이 증가했을 수도 있지만, 원래 폐가 크고 흉곽의 가동성이 좋은 사람이 프리다이빙에 유리해 높은 수준까지 성장했을 가능성도 있다.
호흡 스트레칭이나 특정한 흡기훈련을 반복하면 흉곽의 움직임과 호흡근 기능, 사용할 수 있는 폐용적에 어느 정도 변화가 생길 가능성은 있다. 그렇다고 폐활량 증가를 곧바로 폐의 건강상태 개선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폐활량은 폐기능을 평가하는 여러 지표 가운데 하나일 뿐이다. 폐가 크다는 것과 폐질환이 없다는 것, 가스교환 능력이 좋다는 것, 호흡기 건강이 우수하다는 것은 서로 다른 문제다.
호흡근도 훈련될 수 있다
숨을 들이마시고 내쉬는 과정에는 횡격막과 늑간근을 비롯한 여러 호흡근이 사용된다. 프리다이빙에서는 큰 호흡을 반복하고, 무호흡 중 변화하는 흉곽의 압력을 견디며, 깊은 수심에서는 압축되는 폐와 흉곽에 적응해야 한다.
따라서 프리다이빙 훈련은 호흡근과 흉곽의 움직임에 일반적인 생활과 다른 자극을 줄 수 있다. 특히 흡기근 훈련이나 호흡근을 대상으로 한 별도의 훈련은 호흡근의 힘과 지구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연구가 다양한 운동종목에서 축적되어 있다.
그러나 프리다이빙을 하는 것만으로 모든 사람의 호흡근 기능이 동일하게 향상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실제 훈련에서 어떤 호흡법과 운동을 얼마나 수행하는지에 따라 자극의 크기가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프리다이버에게 중요한 것은 단순히 강한 호흡근을 만드는 것보다, 호흡근과 흉곽을 필요한 순간에는 사용하고 무호흡 중에는 불필요한 긴장을 줄일 수 있는 능력이다.
산소를 사용하는 능력은 좋아질까
일반적인 유산소운동의 대표적인 지표 가운데 하나가 최대산소섭취량이다. 운동 중 얼마나 많은 산소를 받아들이고, 혈액으로 운반하며, 근육에서 사용할 수 있는지를 종합적으로 보여준다.
달리기, 사이클, 수영 같은 지구력 운동은 지속적으로 많은 산소를 공급하고 사용하는 과정을 반복하기 때문에 최대산소섭취량을 높이는 데 효과적이다.
프리다이빙은 구조가 다르다. 숨을 참는 동안에는 외부에서 새로운 산소를 받아들이지 않기 때문에, 훈련의 핵심은 산소를 최대한 많이 공급하는 것보다 이미 저장된 산소를 보존하고, 저산소와 높은 이산화탄소에 대응하는 데 있다.
따라서 프리다이빙을 오래 한다고 최대산소섭취량이 자동으로 크게 증가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다이내믹이나 수영훈련처럼 상당한 운동량이 포함된다면 일반적인 운동효과가 함께 나타날 수 있지만, 그것은 무호흡 자체의 효과와 구분할 필요가 있다.
산소를 많이 공급하고 사용하는 능력과, 제한된 산소를 오래 사용하는 능력은 서로 관련은 있지만 같은 능력은 아니다.
무호흡 훈련은 저산소에 대한 반응을 바꿀 수 있다
프리다이빙에서 비교적 분명하게 기대할 수 있는 변화는 무호흡과 저산소에 대한 적응이다.
훈련을 반복하면 이산화탄소 증가에 따른 불편함을 견디는 능력이 달라질 수 있고, 다이빙 반응이 강화되거나 더 빠르게 나타날 수 있다. 비장 수축과 혈액의 일시적인 변화, 저산소 상황에서의 혈류조절 역시 반복적인 무호흡과 관련해 연구되고 있다.
일부 연구에서는 몇 주간의 무호흡 훈련 이후 무호흡 지속시간이 증가하고, 다이빙 반응이나 혈액 관련 지표에 변화가 나타났다.
이러한 변화는 프리다이빙 수행능력에는 의미가 있다. 같은 양의 산소를 가지고도 소비속도를 조절하고, 저산소 환경에서 중요한 기관의 산소 공급을 유지하는 능력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것은 일반적인 의미의 ‘폐활량이 좋아졌다’ 또는 ‘심폐지구력이 좋아졌다’라는 한 문장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적응이다.
프리다이빙도 운동이므로 일반적인 운동효과는 존재한다
프리다이빙을 실제로 해보면 가만히 숨만 참는 시간이 전부가 아니다. 수영장에서 반복적으로 다이내믹을 하고, 딥풀에서 하강과 상승을 반복하며, 바다에서는 장시간 핀을 차면서 이동하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는 상당한 근육활동과 에너지 소비가 발생한다. 따라서 프리다이빙을 꾸준히 하면 활동량 증가에 따른 일반적인 운동효과를 얻을 수 있으며, 프로그램 구성에 따라 근지구력이나 유산소 능력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다만 스테틱 위주의 훈련과 장거리 다이내믹을 반복하는 훈련, 바다에서 장시간 이동하는 펀다이빙은 운동량이 전혀 다르다. 모두 ‘프리다이빙’이라는 이름으로 묶이지만, 몸에 주는 운동자극은 같지 않다.
따라서 프리다이빙의 건강효과를 연구할 때도 어떤 형태의 프리다이빙을 얼마나 했는가를 함께 봐야 한다.
일반적인 유산소운동을 완전히 대신할 수 있을까
심폐건강을 위해 프리다이빙을 한다면 가장 주의해야 할 오해가 있다. 숨참기 훈련을 오래 한다고 달리기나 수영 같은 유산소운동을 모두 대신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프리다이빙은 무호흡과 저산소에 대한 독특한 생리적 적응을 만들어낼 수 있지만, 지속적인 유산소운동이 제공하는 자극과는 다르다. 심장이 지속적으로 많은 혈액을 내보내고, 폐가 많은 공기를 환기하며, 근육이 장시간 산소를 사용하는 훈련은 일반적인 유산소운동에서 훨씬 직접적으로 이루어진다.
실제로 높은 수준의 프리다이버들도 프리다이빙만 훈련하는 경우는 드물다. 수영이나 달리기, 사이클, 근력운동 등을 함께 활용하면서 기본적인 체력과 프리다이빙에 필요한 특수한 능력을 별도로 발전시키는 경우가 많다.
프리다이빙과 유산소운동은 서로 대체관계라기보다, 서로 다른 생리적 능력을 훈련하는 운동으로 이해하는 것이 정확하다.
심폐기능에 도움이 된다는 말은 범위를 정해서 해야 한다
현재까지의 연구를 종합하면, 프리다이빙과 반복적인 무호흡 훈련이 심혈관계와 호흡계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말할 수는 없다. 심박수와 혈관 반응, 자율신경계, 비장 수축, 저산소 적응과 호흡 관련 기능 등 여러 영역에서 변화가 관찰되고 있다.
반대로 이러한 결과만으로 프리다이빙이 심혈관질환을 예방하거나, 폐질환을 개선하거나, 일반적인 유산소운동보다 심폐건강에 뛰어나다고 결론 내릴 근거도 부족하다. 연구 대상자가 적고, 엘리트 프리다이버를 대상으로 한 연구가 많으며, 훈련방법도 연구마다 다르다는 한계가 있다.
특히 극단적인 무호흡과 깊은 수심에서는 혈압 상승, 심장 리듬의 변화, 폐의 압력손상과 심한 저산소 같은 위험도 함께 존재한다. 생리적 자극이 존재한다는 사실과 그것이 건강에 유익하다는 판단은 반드시 구분해야 한다.
따라서 현재 가장 정확한 설명은 이렇다.
프리다이빙은 심장과 혈관, 호흡기관에 독특한 훈련자극을 주며, 반복적인 훈련을 통해 무호흡과 저산소에 대한 적응을 만들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이 일반적인 심폐체력 향상이나 심혈관·호흡기 질환 예방으로 어디까지 이어지는지는 아직 연구가 더 필요하다.
프리다이빙의 분명한 특징은 심폐기능을 단순히 ‘강하게’ 만드는 데 있지 않다. 숨을 쉴 수 없는 조건에서 심장과 혈관, 폐와 혈액이 서로 협력해 가지고 있는 산소를 더 효율적으로 관리하도록 훈련한다는 것, 그 지점에서 프리다이빙만의 독특한 심폐 적응을 이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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