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메이드 다이빙을 밖에서 보면 동작이 단순해 보인다. 두 다리를 모아 웨이브를 만들고 천천히 이동하다가 카메라 앞에서 자세를 취하는 정도로 보일 수 있다. 동작이 부드럽고 자연스러울수록 힘을 거의 사용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에 처음 접하는 사람은 몇 가지 자세만 배우면 비슷하게 움직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물속에서는 호흡과 추진, 자세와 부력, 방향과 공간을 동시에 관리해야 한다. 촬영이나 퍼포먼스가 추가되면 여기에 시선과 손끝, 표정과 동작의 속도까지 제어해야 한다. 한 가지에 집중하는 순간 다른 요소가 무너지기 쉬운 구조다.
숙련된 머메이드의 움직임이 단순해 보이는 것은 사용하는 기술이 적기 때문이 아니다. 여러 기술이 충분히 익숙해져 겉으로 드러나지 않기 때문이다. 머메이드 다이빙의 난도는 바로 이 여러 기능을 동시에 수행해야 한다는 데 있다.
호흡을 멈추는 순간 사용할 수 있는 에너지에는 한계가 생긴다
수면에서 충분히 호흡한 뒤 잠수하면 다시 수면으로 돌아올 때까지 새로운 산소를 공급받을 수 없다. 그동안 근육은 계속 산소를 소비하고 이산화탄소를 만들어낸다. 움직임이 많고 강할수록 이러한 변화는 더 빠르게 진행된다.
그래서 머메이드 동작에서는 단순히 힘이 센 것보다 힘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사용하는지가 중요하다. 같은 거리를 이동하더라도 자세가 흐트러져 물의 저항이 커지거나 필요 이상으로 빠른 웨이브를 반복하면 더 많은 에너지를 사용하게 된다.
촬영에서는 문제의 난도가 더 높아진다. 이동만 하는 것이 아니라 포즈를 만들고 머리카락과 의상을 정리하며 카메라를 확인하는 동안에도 무호흡 시간은 계속 지나간다. 아름다운 동작을 유지하려고 힘을 주면 산소소비가 증가하면서 여유시간은 오히려 줄어들 수 있다.
따라서 머메이드의 첫 번째 기술은 오래 참는 능력보다 제한된 무호흡 시간 안에서 불필요한 에너지소비를 줄이는 능력이라고 볼 수 있다.
유선형 자세가 무너지면 모든 동작이 더 힘들어진다
물속에서 이동할 때 몸은 계속 물의 저항을 받는다. 진행방향에 대해 몸의 면적이 커지고 팔과 다리가 바깥으로 벌어질수록 저항도 증가한다. 속도가 빨라지면 저항의 영향은 더욱 커진다.
머메이드에서는 두 발이 모노핀으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상체와 골반의 작은 자세변화가 전체 이동방향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고개를 과도하게 들거나 허리가 지나치게 꺾이고 팔이 벌어지면 몸의 선이 끊어지면서 추진력 일부가 원하는 방향이 아닌 곳으로 분산될 수 있다.
이 상태에서 더 빨리 가려고 웨이브를 크게 만들면 해결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추진력도 증가하지만 동시에 저항과 불필요한 움직임도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숙련된 머메이드가 적은 동작으로 멀리 이동하는 것은 단순히 모노핀의 힘이 강해서가 아니다. 추진력을 만드는 동시에 그 힘을 방해하는 저항을 줄이고 있기 때문이다.
웨이브는 여러 관절이 순서대로 연결되는 움직임이다
바디웨이브는 허리만 위아래로 흔드는 동작이 아니다. 몸통에서 시작된 움직임이 골반과 다리, 발목을 지나 모노핀까지 전달되는 연속적인 운동이다. 어느 한 부분이 지나치게 굳거나 반대로 과도하게 움직이면 파동의 연결이 끊길 수 있다.
초보자에게 흔한 형태는 무릎이 먼저 크게 굽혀지는 것이다. 모노핀을 움직이기 위해 다리를 사용하려다 보니 자전거 페달을 밟는 것처럼 무릎 중심의 동작이 만들어진다. 핀은 움직이지만 몸 전체를 통과하는 파동은 약해지고 실루엣도 끊어져 보인다.
반대로 무릎을 절대로 굽히지 않으려고 다리를 지나치게 고정해도 자연스러운 파동이 만들어지기 어렵다. 무릎은 움직이지 않는 관절이 아니라 앞에서 전달된 파동에 따라 적절한 범위에서 반응해야 한다.
좋은 웨이브는 특정 관절 하나를 크게 움직이는 기술보다 몸 전체에서 만들어진 움직임을 끊기지 않게 전달하는 협응능력에 가깝다.
추진력은 힘의 크기보다 방향과 타이밍이 중요하다
모노핀은 넓은 블레이드로 물을 움직이기 때문에 상당한 추진력을 만들 수 있다. 하지만 블레이드가 물을 미는 방향과 몸이 진행하려는 방향이 맞지 않으면 사용한 힘의 일부가 낭비된다.
웨이브의 위쪽과 아래쪽 동작이 지나치게 불균형하거나 몸이 좌우로 흔들리면 추진력이 일정하지 않게 된다. 빠르게 여러 번 차는 것보다 적절한 진폭과 주기로 핀이 물을 효과적으로 밀도록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할 수 있다.
여기에는 타이밍도 필요하다. 몸통에서 시작된 움직임이 골반과 다리에 도달하기 전에 다음 동작을 시작하면 파동이 겹치고, 너무 늦으면 움직임 사이가 끊어진다. 숙련자는 이러한 연결을 의식적으로 하나씩 계산하지 않고 하나의 리듬으로 수행한다.
겉으로 보기에는 단순한 웨이브 하나지만 실제로는 여러 관절과 근육의 움직임을 정확한 순서로 조절해야 하는 복합적인 운동이다.
방향을 바꾸려면 자신의 몸을 하나의 축으로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일반 수영에서는 방향을 바꿀 때 양팔과 양다리를 비교적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머메이드에서는 두 발이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같은 방식으로 방향을 수정하기 어렵고 몸의 축과 상체, 팔의 위치를 더 적극적으로 이용하게 된다.
좌우 회전과 상승·하강, 뒤집기와 스핀은 각각 몸의 무게중심과 추진방향을 다르게 조절해야 한다. 회전을 시작하는 것만큼 원하는 지점에서 회전을 멈추고 다음 동작으로 연결하는 능력도 중요하다.
초보자는 방향이 어긋나면 손으로 물을 크게 젓거나 급하게 웨이브를 사용해 수정하는 경우가 많다. 위치는 바뀔 수 있지만 동작의 흐름이 끊어지고 에너지소비도 증가한다.
숙련되면 작은 팔의 위치변화와 몸의 각도, 웨이브 방향을 이용해 큰 동작 없이도 진로를 조정할 수 있다. 이것이 수중에서 움직임이 여유롭게 보이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다.
부력은 멈추고 싶을 때 더 어려운 문제가 된다
앞으로 이동하는 동안에는 추진력으로 어느 정도 위치를 조정할 수 있기 때문에 부력문제가 잘 드러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특정 수심에서 멈추거나 카메라 앞에서 포즈를 유지하려 하면 몸이 뜨거나 가라앉는 정도가 즉시 나타난다.
사람마다 폐용적과 체성분이 다르고 착용한 테일과 모노핀, 의상도 부력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숨을 크게 들이마셨을 때와 잠수 중 시간이 지난 뒤에도 몸이 느끼는 부력과 위치가 달라질 수 있다.
머메이드에게 필요한 것은 반드시 한 지점에 완벽하게 정지하는 능력만은 아니다. 자신의 몸이 어느 방향으로 움직이려 하는지 알고 웨이브와 자세를 이용해 자연스럽게 원하는 수심과 위치를 유지하는 능력이 중요하다.
특히 촬영에서는 카메라가 정해진 구도를 유지하기 때문에 몇십 센티미터의 위치 차이도 결과물에서는 크게 보일 수 있다. 부력조절이 퍼포먼스 기술과 직접 연결되는 이유다.
물속에서는 공간을 인식하는 방법도 달라진다
물속에서는 시각정보가 육상과 다르게 느껴지고 가까운 바닥이나 벽이 없는 중층에서는 자신의 이동속도와 방향을 판단하기 어려울 수 있다. 회전이나 뒤집기를 한 뒤에는 어느 쪽이 수면인지 순간적으로 혼동할 수도 있다.
머메이드 퍼포먼스에서는 자신의 위치만 아는 것으로 충분하지 않다. 촬영자와의 거리, 주변 구조물과 다른 다이버의 위치, 수면으로 돌아가는 방향을 함께 파악해야 한다.
특히 카메라를 바라보며 옆이나 뒤로 움직이는 장면에서는 진행방향을 계속 볼 수 없다. 이때 공간감각이 부족하면 구조물에 접근하거나 촬영구역을 벗어날 수 있다.
반복적인 수중훈련을 통해 이러한 공간감각은 점차 발달한다. 숙련자는 자신의 몸이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를 느끼면서 동시에 주변환경의 위치를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한다.
표현을 시작하면 기술적 난도가 한 단계 더 올라간다
단순한 수영에서는 목적지까지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이동하면 된다. 퍼포먼스에서는 같은 이동을 하면서도 힘들어 보이지 않아야 하고 손과 발끝, 시선과 표정을 관리해야 한다.
문제는 사람이 힘든 동작을 할수록 본능적으로 운동에 필요한 부분에 집중한다는 것이다. 추진력이 부족하면 얼굴에 힘이 들어가고 방향을 바꾸기 어려우면 손을 크게 사용하게 된다. 숨이 차기 시작하면 표정과 자세도 자연스럽게 무너지기 쉽다.
그래서 아름다운 표현은 기술과 별개의 장식이 아니다. 기본적인 수영과 웨이브, 부력과 방향전환에 여유가 생겨야 표현에 사용할 수 있는 주의력도 남는다.
숙련된 퍼포머가 어려운 동작을 쉬워 보이게 만드는 것은 힘든 상황에서도 표정을 억지로 유지해서만이 아니라 기본동작 자체에 사용하는 정신적·신체적 부담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결국 여러 기술을 동시에 수행하는 능력이 실력을 만든다
머메이드 다이빙의 개별 기술만 보면 각각은 연습할 수 있다. 육상에서 웨이브를 연습하고 수영장에서 모노핀을 차며 별도로 회전과 포즈를 익힐 수도 있다. 실제 퍼포먼스가 어려워지는 것은 이 기술들을 한꺼번에 사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숨을 참으면서 수심을 유지하고 웨이브로 이동하며 카메라와의 거리를 맞추고, 정해진 지점에서 회전한 뒤 손과 시선을 정리해 포즈를 만들어야 할 수 있다. 그 과정에서도 자신의 무호흡 여유와 주변 안전상황을 계속 판단해야 한다.
처음에는 한 가지를 의식하면 다른 하나가 무너지는 것이 자연스럽다. 반복훈련을 통해 기본동작이 자동화되면 각각의 기술에 필요한 주의력이 감소하고 여러 행동을 동시에 수행할 여유가 생긴다.
그래서 머메이드 실력은 얼마나 복잡한 동작을 알고 있는지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호흡과 자세, 추진과 부력, 공간감각과 표현을 서로 방해하지 않게 연결하는 능력이 핵심이다. 물속에서 아무 힘도 들이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움직임 뒤에는 오히려 많은 기술이 숨어 있다.
참고 연구
Nicolas G, Bideau B. A Kinematic and Dynamic Comparison of Surface and Underwater Displacement in High Level Monofin Swimming. Human Movement Science. 2009;28(4):480-493.
Zamparo P, Pendergast DR, Termin B, Minetti AE. Economy and Efficiency of Swimming at the Surface with Fins of Different Size and Stiffness. European Journal of Applied Physiology. 2006;96:459-470.
Pendergast DR, Moon RE, Krasney JJ, Held HE, Zamparo P. Human Physiology in an Aquatic Environment. Comprehensive Physiology. 2015;5(4):1705-1750.
Connaboy C, Coleman S, Sanders RH. Hydrodynamics of Undulatory Underwater Swimming: A Review. Sports Biomechanics. 2009;8(4):360-380.
Gavilán A, Arellano R, Sanders R. Underwater Undulatory Swimming: Study of Frequency, Amplitude and Phase Characteristics of the ‘Body Wave’. Portuguese Journal of Sport Sciences. 2006;6(Suppl 2):35-37.
Endsley MR. Toward a Theory of Situation Awareness in Dynamic Systems. Human Factors. 1995;37(1):32-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