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메이드 테일과 모노핀은 정상적으로 사용할 때는 강한 추진력과 독특한 수중 움직임을 만들어주는 장비다. 하지만 피로와 경련, 장비의 걸림, 예상하지 못한 부력 변화나 공포가 발생하면 두 다리를 연결하고 있는 구조 자체가 움직임을 제한하는 요소로 바뀔 수 있다.
이때 가장 중요한 안전능력 가운데 하나가 자신의 장비를 스스로 해제할 수 있는 능력이다. 단순히 탈의실에서 테일을 벗을 수 있다는 뜻이 아니다. 수면이나 물속에서 문제가 생겼을 때 장비의 구조를 이해하고 필요한 경우 신속하게 다리의 자유를 회복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비상탈출은 실제 사고가 발생했을 때만 사용하는 특별한 기술이 아니다. 장비를 착용하는 사람이라면 정상적인 유영과 함께 처음부터 익혀야 하는 기본적인 장비관리 능력이다.
장비는 정상적인 상황과 비상상황에서 전혀 다르게 느껴질 수 있다
평소에는 테일과 모노핀이 몸에 단단하게 고정되어 있는 것이 장점이다. 발이 풋포켓 안에서 안정되어야 힘을 블레이드에 전달할 수 있고 테일도 유영 중 쉽게 벗겨지지 않아야 한다.
하지만 다리에 경련이 생기거나 몸의 방향을 잃었을 때는 같은 고정력이 제한으로 바뀔 수 있다. 평소라면 간단했던 발 빼기 동작도 피로와 긴장, 강한 호흡욕구가 있는 상태에서는 훨씬 어려워질 수 있다.
물속에서는 몸이 계속 움직이고 주변 물도 장비에 힘을 가한다. 테일 원단이 꼬이거나 풋포켓이 평소와 다른 방향으로 당겨지면 육상에서 연습했던 것과 다른 느낌을 받을 수도 있다.
따라서 장비가 잘 작동하는 상황만 경험해서는 충분하지 않다. 장비를 더 이상 사용하지 않아야 할 상황에서 어떻게 몸에서 분리할 것인지도 알고 있어야 한다.
비상탈출의 목적은 두 다리의 독립성을 되찾는 것이다
모노핀을 착용하면 두 발이 하나의 블레이드에 연결되기 때문에 양다리를 따로 사용할 수 없다. 정상적인 머메이드 유영에서는 바로 이 구조를 이용해 바디웨이브와 추진력을 만든다.
하지만 비상상황에서는 한쪽 다리만 움직이거나 일반적인 수영 킥을 사용하는 능력이 필요해질 수 있다. 모노핀을 해제하면 제한되어 있던 다리의 움직임을 다시 사용할 수 있고 상황에 따라 수면유지나 이동이 쉬워질 수 있다.
테일까지 다리를 감싸고 있다면 모노핀에서 발을 빼는 것만으로 충분한지, 테일까지 어느 정도 벗어야 자유로운 움직임이 가능한지도 장비에 따라 달라진다.
그래서 비상탈출 훈련은 단순히 “모노핀을 벗는다”는 한 가지 동작을 외우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장비에서 어느 단계까지 해제해야 실제로 움직임을 회복할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과정이다.
장비마다 벗는 방법이 다를 수 있다
모노핀은 제품에 따라 풋포켓과 스트랩 구조가 다르고 테일 역시 원단과 실리콘, 모노핀이 들어가는 방식과 개구부의 구조가 서로 다를 수 있다. 평소 사용하던 장비에서 익힌 동작이 새로운 장비에 그대로 적용된다고 볼 수 없다.
어떤 장비는 발뒤꿈치를 먼저 빼는 것이 쉽고 다른 장비는 특정 부분을 잡아야 빠르게 해제할 수 있다. 테일이 모노핀을 완전히 감싸는 구조라면 외피를 먼저 이동시켜야 풋포켓에 접근할 수도 있다.
따라서 새 장비를 처음 사용할 때는 착용방법과 함께 해제방법을 확인해야 한다. 손이 어디에 닿아야 하는지, 시야가 확보되지 않아도 구조를 찾을 수 있는지까지 직접 경험하는 것이 좋다.
비상상황에서는 사용설명서를 떠올릴 시간이 없다. 자신의 손이 장비의 구조를 이미 알고 있을 정도로 익숙해져야 실제 상황에서 사용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얽힘이 발생하면 강하게 당기는 것이 해결책이 아닐 수 있다
머메이드 촬영에서는 긴 머리카락과 의상, 장식과 천, 촬영용 소품을 사용하는 경우가 있다. 주변에는 라인이나 사다리, 수중 구조물처럼 걸릴 수 있는 요소도 존재할 수 있다.
무언가가 테일이나 모노핀에 걸렸을 때 본능적으로 강하게 당기면 얽힘이 더 단단해지거나 다른 부분까지 걸릴 수 있다. 무호흡 상태에서는 이러한 반복적인 큰 움직임이 산소소비도 증가시킨다.
가능하다면 먼저 움직임을 줄이고 무엇이 어디에 걸렸는지 확인해야 한다. 스스로 쉽게 해제할 수 없다면 버디나 세이프티의 도움을 받아야 하며, 필요한 경우 장비 자체를 몸에서 벗어나는 것이 더 빠른 해결책이 될 수 있다.
장비의 가격이나 촬영을 계속할 수 있는지보다 호흡과 신체의 자유를 확보하는 것이 우선이다. 비상탈출은 장비를 보호하는 기술이 아니라 사람을 보호하는 기술이다.
피로와 경련은 평소 쉬운 탈착도 어렵게 만든다
모노핀 유영은 몸통과 골반, 허벅지와 종아리, 발목을 반복적으로 사용한다. 장시간 훈련하거나 익숙하지 않은 장비를 사용할 경우 특정 부위의 피로가 커질 수 있다.
발이나 종아리에 강한 경련이 발생하면 발목을 움직이는 것 자체가 어렵거나 통증이 심해질 수 있다. 이때 좁은 풋포켓에서 발을 빼는 동작도 평소보다 훨씬 어려워질 수 있다.
따라서 비상탈출을 연습할 때는 힘이 충분한 상태에서 한 번 성공하는 것으로 끝내서는 안 된다. 장비 구조를 이해하고 최소한의 동작으로 해제할 수 있는 방법을 만들어두는 것이 중요하다.
물론 일부러 극심한 피로 상태를 만들어 탈출훈련을 할 필요는 없다. 목표는 위험상황을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위험이 발생했을 때 사용할 단순하고 확실한 행동순서를 익히는 것이다.
패닉이 시작되기 전에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두 다리가 움직이지 않는다는 느낌은 물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에게 강한 불안을 만들 수 있다. 얼굴이 잠기거나 몸이 뒤집힌 상황까지 겹치면 장비에 갇혔다고 느끼면서 급격한 공포가 나타날 수 있다.
패닉 상태에서는 손동작이 거칠어지고 문제를 해결하기보다 장비를 무작정 잡아당길 가능성이 커진다. 호흡을 확보하지 못한 상황이라면 이러한 큰 움직임은 산소소비를 빠르게 증가시킨다.
그래서 탈출훈련은 공포가 발생한 뒤 힘으로 빠져나오는 훈련이어서는 안 된다. 문제가 커지기 전에 장비를 해제하는 판단과 행동을 익히는 것이 목적이다.
자신이 언제든 장비를 벗을 수 있다는 경험 자체도 중요하다. 장비가 몸을 완전히 구속하는 것이 아니라 필요하면 스스로 해제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몸으로 알고 있으면 장비에 대한 불필요한 공포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수면에서도 장비를 벗는 연습이 필요하다
비상탈출이라고 하면 깊은 물속에서 테일을 벗는 장면을 떠올리기 쉽지만 실제 문제는 수면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 피로가 심하거나 경련이 생긴 상태에서 수면을 유지하기 어렵다면 장비를 해제하는 것이 필요할 수 있다.
수면에서는 무엇보다 얼굴과 기도를 물 밖에 유지하는 것이 우선이다. 장비를 벗겠다고 몸을 계속 세우거나 얼굴을 물속에 넣으면 오히려 호흡을 어렵게 만들 수 있다.
등을 대고 안정적으로 떠 있거나 버디의 도움을 받으면서 장비를 해제하는 방법처럼 호흡을 유지한 상태에서 탈출하는 방법을 연습할 필요가 있다.
깊은 곳에서의 탈출보다 수면에서의 기본적인 장비 해제가 먼저 익숙해져야 한다. 안전훈련 역시 쉬운 환경에서 시작해 단계적으로 발전시키는 것이 원칙이다.
반복훈련은 비상행동을 단순하게 만든다
긴급상황에서는 평소보다 판단능력과 세밀한 손동작이 떨어질 수 있다. 그래서 복잡한 절차보다 몇 단계로 단순화된 행동이 실제 상황에서 사용하기 쉽다.
자신의 장비에서 어디를 잡고 어떤 순서로 해제할 것인지 반복하면 손으로 직접 보지 않고도 필요한 부분을 찾는 능력이 생길 수 있다. 테일이나 모노핀을 새것으로 바꾸었다면 이 과정도 다시 확인해야 한다.
훈련은 얕고 통제된 환경에서 버디나 강사의 감독 아래 이루어지는 것이 좋다. 처음부터 무호흡의 한계에 가까운 상태나 깊은 수심에서 연습할 이유가 없다.
탈출기술의 목적은 어려운 상황을 만들어 극복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어려운 상황이 생겼을 때 해야 할 행동을 최대한 단순하게 만드는 것이다.
버디가 있어도 스스로 벗는 능력이 필요한 이유가 있다
머메이드 다이빙은 혼자 해서는 안 되며 특히 무호흡 잠수에서는 적절한 세이프티가 필요하다. 그렇다고 모든 장비 문제를 버디가 해결해줄 것이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버디가 몇 미터 떨어져 있을 수도 있고 문제가 발생한 순간 바로 원인을 파악하지 못할 수도 있다. 얽힌 부분이 버디의 위치에서는 보이지 않거나 구조상 본인이 직접 해제하는 것이 더 빠른 경우도 있다.
스스로 장비를 벗을 수 있다는 것은 버디가 필요 없다는 의미가 아니다. 자신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과 외부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안전체계를 동시에 갖추는 것이다.
좋은 안전체계는 하나의 방법이 실패했을 때 다른 방법을 사용할 수 있도록 여러 겹으로 만들어진다. 자기탈출 능력은 그 가운데 중요한 한 층이다.
장비를 자유롭게 벗을 수 있어야 장비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테일과 모노핀을 능숙하게 착용하고 아름답게 유영하는 것만으로 장비 숙련이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정상적인 사용과 비상해제를 모두 할 수 있어야 장비를 실제로 통제한다고 할 수 있다.
어떤 상황에서도 무조건 장비를 벗어야 한다는 뜻도 아니다. 문제를 해결할 수 있고 수면과 호흡이 안정되어 있다면 버디의 도움을 받아 장비를 유지하는 것이 더 적절한 경우도 있다. 중요한 것은 필요할 때 벗을 수 있는 선택권을 가지고 있는가이다.
그 선택권은 사고 순간에 갑자기 생기지 않는다. 얕은 곳에서 반복적으로 장비를 해제하고 다시 착용하면서 구조와 순서를 익혀두어야 한다.
결국 머메이드에게 비상탈출은 화려하지 않지만 가장 현실적인 장비기술 가운데 하나다. 테일과 모노핀을 스스로 벗을 수 있다는 것은 장비를 포기하는 능력이 아니라, 장비보다 자신의 호흡과 움직임을 우선할 수 있는 능력이다.
참고 연구
Stallman RK, Junge M, Blixt T. The Teaching of Swimming Based on a Model Derived from the Causes of Drowning. International Journal of Aquatic Research and Education. 2008;2(4):372-382.
Moran K, Stallman RK, Kjendlie PL, et al. Can You Swim? An Exploration of Measuring Real and Perceived Water Competency. International Journal of Aquatic Research and Education. 2012;6(2):122-135.
Langendorfer SJ. Changing Learn-to-Swim and Drowning Prevention Using Aquatic Readiness and Water Competence. International Journal of Aquatic Research and Education. 2015;9(1):4-11.
Pendergast DR, Moon RE, Krasney JJ, Held HE, Zamparo P. Human Physiology in an Aquatic Environment. Comprehensive Physiology. 2015;5(4):1705-1750.
Lindholm P, Lundgren CEG. The Physiology and Pathophysiology of Human Breath-Hold Diving. Journal of Applied Physiology. 2009;106(1):284-292.
Connaboy C, Coleman S, Sanders RH. Hydrodynamics of Undulatory Underwater Swimming: A Review. Sports Biomechanics. 2009;8(4):360-3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