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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쿠버다이빙

스쿠버다이빙은 운동이 될까

스쿠버다이빙은 물속에 떠서 천천히 구경하는 활동처럼 보이기 때문에 운동이라고 느끼지 않는 사람도 많다. 실제로 숙련된 다이버는 불필요한 움직임을 줄이고 낮은 운동강도로 다이빙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고 몸이 거의 일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핀을 이용한 추진과 자세유지, 장비를 착용한 이동, 물의 저항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근육과 심폐계는 지속적으로 에너지를 사용한다.

연구에서도 스쿠버 수영의 산소소비량과 에너지비용이 측정되어 왔으며, 일반적인 레크리에이션 다이빙은 상당 부분 중등도 운동강도 범위에 들어갈 수 있는 것으로 보고된다. 다만 다이빙의 운동강도는 일정하지 않다. 잔잔한 열대바다에서 천천히 이동하는 다이빙과 강한 조류에서 장비를 착용하고 이동하는 다이빙을 같은 운동으로 볼 수는 없다.

따라서 스쿠버다이빙은 운동이 될 수 있지만 운동효과를 목적으로 설계된 일반적인 유산소운동과는 성격이 다르다. 운동량뿐 아니라 수압과 침수, 수온, 호흡기체와 장비라는 특수한 환경이 동시에 몸에 작용한다.

물속에 떠 있어도 근육은 계속 일한다

스쿠버다이빙에서 가장 눈에 띄는 운동은 핀킥이다. 앞으로 이동하기 위해 엉덩이와 허벅지, 종아리 주변 근육을 사용하며 프로그킥이나 플러터킥의 형태에 따라 관절과 근육의 사용방식도 달라진다.

하지만 실제 근육활동은 핀킥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트림을 유지하기 위해 몸통근육이 자세를 안정시키고 장비의 움직임을 통제하기 위해 여러 근육이 지속적으로 사용된다. 입수와 출수 과정에서는 실린더와 웨이트를 포함한 장비를 육상이나 보트 위에서 직접 이동해야 하므로 순간적으로 상당한 근력이 요구되기도 한다.

수중에서는 부력이 장비의 무게를 상당 부분 상쇄하기 때문에 육상에서처럼 무거운 장비를 계속 들어 올리는 느낌은 줄어든다. 대신 물의 저항을 이겨내며 이동해야 한다. 즉 육상에서는 주로 중력에 대항하지만 물속에서는 부력과 유체저항이라는 전혀 다른 조건에서 근육을 사용한다.

그래서 스쿠버다이빙의 운동부하는 단순히 착용한 장비의 무게만으로 평가할 수 없다. 얼마나 많이 이동하고 어떤 자세로 움직이는지, 조류와 수온이 어떠한지가 실제 운동량을 크게 바꾼다.

물의 저항은 작은 움직임도 운동으로 만든다

물은 공기보다 밀도가 훨씬 높기 때문에 다이버가 움직이면 상당한 유체저항이 발생한다. 특히 이동속도가 증가하면 저항이 빠르게 커지므로 조금 더 빠르게 이동하기 위해 필요한 에너지는 단순히 속도의 증가만큼 늘어나지 않는다.

몸이 수평으로 정렬되고 장비가 유선형으로 정리되어 있으면 저항을 줄일 수 있지만 상체가 세워져 있거나 호스와 게이지가 밖으로 늘어져 있으면 더 많은 물을 밀면서 이동해야 한다. 같은 거리를 이동하더라도 자세와 장비구성에 따라 에너지비용이 달라지는 것이다.

실제 수중 스쿠버 수영 연구에서도 다이버와 장비의 정면면적, 핀의 특성, 킥 빈도와 기술 등이 산소소비와 이동효율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비의 배치가 자세를 나쁘게 만들 경우 낮은 속도에서도 에너지비용이 상당히 증가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이 때문에 초보자가 숙련된 다이버보다 훨씬 많은 운동을 하면서도 이동속도는 비슷하거나 오히려 느린 상황이 발생한다. 물속에서는 얼마나 열심히 움직였는가보다 사용한 에너지가 얼마나 효율적으로 추진력으로 전환되었는지가 중요하다.

일반적인 레크리에이션 다이빙은 어느 정도의 운동일까

실제 레크리에이션 다이빙의 운동강도를 조사한 연구에서는 139명의 다이버가 수행한 959회의 다이빙을 분석한 결과 평균적인 운동강도를 약 5 MET 수준으로 추정했다. 연구진은 관찰된 대부분의 일반적인 다이빙을 수행하는 데 약 7 MET 정도의 운동능력이 충분한 범위를 제공한다고 평가했다.

MET는 휴식 상태의 대사량을 1로 두고 활동 중 에너지소비가 몇 배인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약 5 MET라면 일반적으로 가만히 쉬는 활동보다는 분명한 운동부하가 있는 중등도 수준의 활동으로 볼 수 있다.

다만 이 숫자를 모든 다이빙에 그대로 적용해서는 안 된다. 해당 연구의 평균 최대수심은 약 20m, 평균 수중시간은 약 50분이었고 실제 다이빙 조건과 개인의 기술에 따라 운동강도는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잔잔한 환경에서 좋은 부력과 트림으로 천천히 이동하는 숙련자의 다이빙은 상당히 낮은 강도로 진행될 수 있다. 반대로 강한 조류나 파도, 긴 수면수영과 출수, 구조상황에서는 훨씬 높은 운동능력이 필요할 수 있다.

심박수만으로 운동강도를 판단하기 어려운 이유가 있다

육상운동에서는 심박수가 운동강도를 평가하는 대표적인 지표로 사용된다. 하지만 물속에서는 침수 자체가 심혈관계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육상에서 사용하는 심박수와 운동강도의 관계를 그대로 적용하기 어렵다.

몸이 물에 잠기면 정수압에 의해 말초의 혈액이 흉곽 쪽으로 이동하고 심장으로 돌아오는 혈액량이 증가한다. 심장의 일회박출량과 순환계의 조건이 육상과 달라지며 수온도 심박과 혈관반응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차가운 물에서는 말초혈관 수축과 열보존 반응이 발생하고 얼굴의 침수와 호흡조건 등도 심박반응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따라서 동일한 산소소비량이라도 육상운동과 수중운동에서 심박수가 반드시 같다고 볼 수 없다.

스쿠버다이빙의 운동부하는 심박수 하나만 보는 것보다 이동속도와 운동량, 호흡과 산소소비, 환경조건을 함께 고려하는 것이 더 정확하다.

수온은 운동과 별도로 에너지를 사용하게 만든다

물속에서는 공기 중보다 열을 빠르게 잃을 수 있다. 물의 높은 열전도성과 대류 때문에 주변 수온이 체온보다 낮으면 몸에서는 지속적인 열손실이 발생한다.

적절한 슈트는 이러한 열손실을 줄여주지만 완전히 제거하지는 못한다. 수온이 낮아지면 말초혈관이 수축하고 더 심한 추위에서는 떨림을 통해 열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떨림은 근육활동이므로 대사량과 산소소비를 증가시킨다.

추위가 심해진 상태에서 조류를 거슬러 이동하면 운동으로 인한 대사요구와 체온유지를 위한 부담이 동시에 발생한다. 다이버가 체감하는 피로도 역시 크게 증가할 수 있다.

따라서 다이빙에서 소비되는 에너지를 핀킥으로 사용한 칼로리만으로 계산하는 것은 정확하지 않다. 수온과 노출시간, 슈트의 보온성까지 에너지소비와 신체부담에 영향을 준다.

숙련될수록 같은 다이빙의 운동량은 줄어들 수 있다

일반적인 스포츠에서는 기술이 좋아질수록 더 빠르고 강하게 움직여 운동량을 높이는 경우가 많다. 스쿠버다이빙에서는 반대의 변화가 나타날 수도 있다.

초보자는 부력을 유지하기 위해 계속 핀을 움직이고 손으로 물을 젓거나 자세가 무너질 때마다 큰 동작으로 수정하는 경우가 많다. 이동방향과 추진력이 맞지 않아 같은 거리를 가는 데 더 많은 에너지를 사용할 수도 있다.

숙련되면 웨이트와 부력, 트림이 안정되고 한 번의 핀킥으로 더 멀리 이동할 수 있다. 필요한 위치에서는 완전히 멈출 수 있으므로 불필요한 근육활동이 감소한다. 연구에서도 장비와 자세, 기술수준이 수중이동의 에너지비용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난다.

따라서 스쿠버를 오래 했다고 같은 코스에서 운동량이 계속 증가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기술이 좋아질수록 같은 다이빙을 더 적은 에너지로 수행하게 되는 것이 숙련의 한 형태다.

스쿠버와 수영은 같은 수중운동이 아니다

수영과 스쿠버다이빙은 모두 물속에서 이동하지만 운동의 목적과 방식이 다르다. 수영에서는 속도와 거리, 반복적인 전신동작 자체가 운동의 중심이지만 스쿠버에서는 가능한 한 적은 움직임으로 안정적으로 이동하는 것이 중요한 기술이다.

수영선수는 일정한 시간 동안 높은 심박과 산소소비를 유지하도록 훈련할 수 있지만 다이버는 호흡이 크게 증가할 정도의 운동을 오히려 피하려고 한다. 운동강도가 높아지면 공기소비가 증가하고 이산화탄소 생성과 호흡부담도 커지기 때문이다.

스쿠버 장비도 수영과 다른 저항을 만든다. 실린더와 BCD, 레귤레이터와 노출보호장비는 몸의 정면면적과 유체저항을 증가시키고 핀은 추진효율을 바꾼다.

따라서 수영을 잘하는 사람은 기본적인 수중체력에서 장점을 가질 수 있지만 수영능력이 그대로 좋은 스쿠버 기술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반대로 스쿠버를 자주 한다고 수영훈련과 같은 심폐운동 효과가 자동으로 만들어지는 것도 아니다.

운동이 되지만 운동프로그램을 완전히 대신하지는 못한다

스쿠버다이빙은 분명 에너지를 소비하고 근육과 심폐계를 사용하는 신체활동이다. 반복적으로 다이빙하면서 수영과 장비운반, 입출수 등의 활동을 수행한다면 전체적인 신체활동량을 늘리는 데 기여할 수 있다.

하지만 일반적인 펀다이빙은 운동강도와 지속시간을 체력향상에 맞춰 정밀하게 조절하지 않는다. 좋은 다이버일수록 불필요한 운동을 줄이며 어떤 다이빙에서는 대부분의 시간을 매우 낮은 강도로 보낼 수도 있다.

심폐체력을 향상시키려면 걷기와 달리기, 자전거, 수영처럼 운동강도와 시간을 체계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유산소운동이 더 예측 가능한 방법이다. 근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별도의 저항운동이 더 직접적이다.

즉 스쿠버다이빙을 운동의 한 형태로 볼 수는 있지만 건강을 위한 일반적인 운동훈련 전체를 대체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오히려 평소의 체력훈련이 스쿠버를 더 안전하고 편안하게 수행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준다.

체력이 중요한 이유는 평상시보다 비상상황 때문이다

일반적인 펀다이빙은 대부분 높은 운동강도를 요구하지 않을 수 있다. 문제는 바다환경이 항상 계획대로 유지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예상보다 강한 조류를 만나거나 보트까지 수면에서 이동해야 하고 버디를 도와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평상시 다이빙을 겨우 수행할 정도의 체력만 있다면 이런 상황에서 빠르게 호흡이 증가하고 피로가 누적될 수 있다. 깊은 곳에서는 높은 기체밀도와 증가한 기체소비까지 겹치면서 문제가 커질 수 있다.

반대로 충분한 심폐체력과 근력을 가진 다이버에게 평상시 다이빙은 자신의 최대능력보다 훨씬 낮은 강도가 된다.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서 사용할 수 있는 예비능력이 남아 있는 것이다.

그래서 다이버에게 필요한 체력의 목표는 평소 다이빙에서 최대한 많은 칼로리를 소비하는 것이 아니다. 일반적인 다이빙을 낮은 상대강도로 수행하고 필요할 때 더 높은 출력을 낼 수 있는 여유를 확보하는 것이다.

운동효과보다 먼저 생각해야 할 것은 안전이다

스쿠버다이빙 중 운동량을 늘리기 위해 일부러 빠르게 핀을 차거나 조류를 거슬러 장시간 운동하는 것은 좋은 체력훈련 방법이 아니다. 운동강도가 높아지면 호흡과 기체소비가 증가하고 이산화탄소 생성도 커지며 부력과 상황판단에 사용할 여유가 줄어들 수 있다.

다이빙의 운동효과는 안전한 활동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따라오는 부가적인 결과로 보는 편이 적절하다. 운동훈련이 목적이라면 통제된 육상운동이나 수영을 이용하고 스쿠버에서는 에너지소비를 최소화하는 기술을 사용하는 것이 더 합리적이다.

역설적으로 좋은 스쿠버 기술은 운동량을 증가시키는 것이 아니라 같은 일을 더 적은 에너지로 수행하게 만든다. 체력은 높게 유지하되 실제 다이빙에서는 그 체력을 가능한 한 적게 사용하는 것이 이상적인 상태다.

스쿠버다이빙은 충분히 운동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좋은 다이버가 추구하는 것은 가장 힘든 다이빙이 아니라 자신의 최대능력보다 훨씬 낮은 강도에서 편안하게 움직이고, 필요할 때 사용할 체력과 호흡의 여유를 남겨두는 다이빙이다.

참고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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