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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쿠버다이빙

감기나 코막힘이 있는데 다이빙해도 될까

감기나 코막힘이 있다고 해서 물속에서 호흡 자체가 불가능해지는 것은 아니다. 스쿠버다이버는 입으로 레귤레이터를 물고 호흡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코가 조금 막혀 있어도 “숨은 쉴 수 있으니 괜찮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다이빙에서 코와 부비동, 유스타키오관은 호흡뿐 아니라 압력평형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감기와 알레르기, 비염 등으로 점막이 부으면 중이와 부비동으로 공기가 이동하는 통로가 좁아질 수 있다. 육상에서는 코가 답답한 정도로 끝날 문제가 하강과 상승을 반복하는 수중에서는 압력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는 이유다.

따라서 다이빙 가능 여부를 판단할 때는 단순히 열이 있는지, 코로 숨을 쉴 수 있는지만 보는 것이 아니라 귀와 부비동의 압력이 자유롭게 맞춰질 수 있는 상태인지, 전신 컨디션이 정상적인지를 함께 봐야 한다.

감기가 귀에 영향을 주는 이유는 유스타키오관 때문이다

중이는 고막 안쪽에 있는 공기 공간이며 유스타키오관을 통해 코 뒤쪽의 비인두와 연결된다. 하강하면서 주변압이 증가하면 중이 안으로 공기를 보내 압력을 맞춰야 하는데 이 통로가 원활하게 열리지 않으면 고막 양쪽에 압력차가 발생한다.

감기나 알레르기로 코와 인두 주변 점막이 부으면 유스타키오관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평소 육상에서는 별다른 귀 증상이 없던 사람도 물속에서는 이퀄라이징이 늦거나 한쪽만 되지 않는 현상을 경험할 수 있다.

압력차가 커지면 귀의 먹먹함과 통증이 나타나고 계속 하강하면 중이 점막의 부종과 출혈, 고막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중이 압력손상이 다이버에게 흔하게 보고되는 의학적 문제인 이유 가운데 하나다.

따라서 감기에 걸렸을 때 중요한 질문은 “코가 얼마나 막혔는가”보다 “압력변화에 따라 중이로 공기가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가”에 가깝다.

부비동도 압력을 맞춰야 하는 공기 공간이다

얼굴뼈 안의 부비동은 작은 통로를 통해 비강과 연결되어 있다. 정상적인 상태에서는 이 통로를 통해 공기가 이동하면서 주변압 변화에 자연스럽게 적응한다.

하지만 감기나 비염으로 점막이 부어 통로가 좁아지면 하강할 때 부비동 안의 압력이 외부압력을 따라가지 못할 수 있다. 이때 이마와 눈 주변, 광대 부위 등에 날카로운 통증이 발생할 수 있으며 점막의 혈관이 손상되면서 출혈이 나타날 수도 있다.

실제 다이버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상기도 감염이 자주 발생하는 사람은 부비동 압력손상을 경험할 가능성이 높게 나타났다. 알레르기성 비염 역시 관련 요인으로 보고되어 있다.

코막힘이 다이빙에서 문제가 되는 이유는 불편하게 숨을 쉬기 때문만이 아니다. 외부와 연결되어 있어야 할 공기 공간이 일시적으로 막힌 공간으로 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내려갈 때 괜찮았다고 올라올 때도 괜찮은 것은 아니다

감기 상태에서 특히 주의해야 하는 것이 역압착이다. 하강할 때는 이퀄라이징에 성공해 중이나 부비동으로 공기가 들어갔지만 상승할 때 그 공기가 다시 빠져나오지 못하는 상황이다.

상승하면 주변압이 감소하면서 공기 공간 안의 기체는 팽창한다. 정상적으로는 유스타키오관이나 부비동 통로를 통해 여분의 기체가 빠져나가지만 점막이 부어 있으면 출구가 막힐 수 있다.

그 결과 상승하면서 귀나 부비동에 심한 압박감과 통증이 발생할 수 있고 귀에서는 어지럼이 동반되기도 한다. 상승을 계속해야 하는 다이버에게는 하강 때의 이퀄라이징 실패와 다른 형태의 어려운 상황이 된다.

따라서 수면에서 이퀄라이징이 한 번 된다는 사실만으로 감기 상태에서의 다이빙이 안전하다고 판단할 수 없다. 다이빙 중 점막상태와 약효가 달라질 가능성까지 생각해야 한다.

약을 먹고 뚫리면 다이빙해도 된다는 생각에는 문제가 있다

코막힘을 해결하기 위해 비충혈제거제나 비강스프레이를 사용하고 다이빙하려는 경우가 있다. 실제로 이러한 약물은 코와 유스타키오관 주변의 부종을 줄여 압력평형을 쉽게 만들 수 있다.

문제는 약효가 다이빙 전체에 걸쳐 동일하게 유지된다는 보장이 없다는 점이다. 하강할 때는 통로가 열려 있었지만 수중에서 약효가 감소하면 상승할 때 공기가 빠져나오지 못해 역압착이 발생할 수 있다.

일부 비강충혈제거제는 반복 사용 시 반동성 코막힘을 일으킬 수 있고 경구용 약물 역시 심혈관계나 중추신경계 부작용을 가질 수 있다. 항히스타민제 중에는 졸음을 유발하는 약도 있어 수중 판단과 수행능력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따라서 약을 사용해 억지로 이퀄라이징이 가능하도록 만드는 것을 정상적인 다이빙 준비방법으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 약물이 필요하다면 해당 약물과 기저질환이 다이빙에 적합한지 의료진과 확인하는 것이 더 안전하다.

통증을 참고 내려가는 것은 해결방법이 아니다

하강 중 귀나 부비동에 통증이 발생하면 압력평형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는 신호로 봐야 한다. 조금 더 내려가면 뚫릴 것이라고 생각해 하강을 계속하면 압력차가 더 커질 수 있다.

귀가 맞지 않는다면 하강을 멈추고 조금 얕은 곳으로 올라가 압력차를 줄인 뒤 부드럽게 다시 시도하는 것이 기본이다. 강한 힘으로 반복적인 발살바를 하는 것 역시 내이에 부담을 줄 수 있으므로 이퀄라이징은 통증이 생기기 전에 일찍, 부드럽게 시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도 이퀄라이징이 되지 않는다면 그날의 하강을 중단하는 것이 맞다. 목표수심에 도달하지 못하는 손실보다 압력손상으로 이후 여러 날 또는 여러 주 동안 다이빙을 하지 못하게 되는 손실이 훨씬 크다.

특히 감기나 코막힘이 이미 있는 상태에서는 “평소에는 잘 됐으니 오늘도 결국 될 것”이라는 경험에 의존해서는 안 된다. 오늘의 점막상태는 어제와 다를 수 있다.

단순한 콧물보다 전신상태가 나쁘다면 이유는 더 분명하다

감기는 코와 귀의 문제만 만들지 않는다. 발열과 몸살, 기침, 피로와 수면부족이 동반되면 다이버의 운동능력과 집중력, 상황판단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수중에서는 장비를 운반하고 핀킥을 하며 부력과 기체, 버디와 환경을 계속 관리해야 한다. 평소에는 여유 있게 처리할 수 있는 작업도 몸 상태가 좋지 않으면 상대적으로 큰 부담이 된다.

기침이 심하거나 호흡기 증상이 있는 경우에는 레귤레이터를 통한 호흡 자체가 불편해질 수도 있다. 수중에서 기침과 호흡곤란이 발생하면 불안과 부력변화가 함께 나타날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

따라서 열이 나거나 전신 컨디션이 떨어지고 호흡기 증상이 뚜렷하다면 귀가 이퀄라이징되는지만 시험해 보고 입수할 문제가 아니다. 다이빙을 수행할 신체적 여유 자체가 충분한지를 먼저 판단해야 한다.

이런 증상이 있다면 다이빙을 중단하고 평가가 필요하다

다이빙 중 심한 귀 통증과 갑작스러운 청력저하, 지속적인 이명이나 심한 어지럼이 발생했다면 단순한 이퀄라이징 실패로 넘겨서는 안 된다. 특히 청력과 균형에 관계하는 내이 손상은 중이 압력손상보다 드물지만 후유증의 의미가 훨씬 클 수 있다.

부비동 통증이나 코피가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경우에도 원인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감기가 모두 나았다고 생각한 뒤에도 같은 수심에서 반복적으로 문제가 생긴다면 구조적인 비강·부비동 문제나 만성적인 염증이 있을 가능성을 평가할 수 있다.

증상이 남아 있는 상태에서 다음 날 다시 다이빙해 정상적으로 되는지를 시험하는 방식은 적절하지 않다. 압력손상을 입은 조직은 회복할 시간이 필요하며 반복적인 압력노출이 손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지속적인 통증과 청력변화, 이명과 현기증, 반복되는 이퀄라이징 장애가 있다면 다이빙을 중단하고 가능하면 다이빙의학을 이해하는 이비인후과 의료진의 평가를 받는 것이 좋다.

가장 안전한 기준은 약 없이 정상적으로 압력을 맞출 수 있는 상태다

가벼운 감기의 어느 정도까지 다이빙이 가능한지를 하나의 숫자로 정할 수는 없다. 코막힘의 정도와 유스타키오관 기능, 부비동 상태와 전신증상이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판단원칙은 비교적 단순하다. 귀나 부비동에 압박감과 통증이 있고 정상적인 이퀄라이징이 어렵거나, 다이빙을 하기 위해 충혈제거제에 의존해야 하거나, 발열과 심한 기침처럼 전신상태를 떨어뜨리는 증상이 있다면 회복될 때까지 다이빙을 미루는 편이 합리적이다.

다이빙 일정 때문에 감기가 빨리 낫는 것은 아니다. 하루의 다이빙을 포기하지 않으려고 압력손상을 만들면 남은 여행 전체를 포기해야 할 수도 있다.

결국 감기와 코막힘이 있을 때의 기준은 “참고 내려갈 수 있는가”가 아니다. 약으로 억지로 통로를 열지 않아도 귀와 부비동이 자연스럽게 압력변화에 적응하고 몸 전체가 정상적인 다이빙을 수행할 수 있는 상태인가가 더 중요한 기준이다.

참고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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